AI에게 질문을 던질 때 많은 사람들이 무심코 이렇게 묻는다. "어떤 게 더 좋아?", "이 중에서 뭐가 맞아?", "결정해 줘."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질문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질문에는 중요한 전제가 숨어 있다. 바로 판단을 위임한다는 전제다. 이 글에서는 왜 판단을 대신해 달라는 질문이 구조적으로 위험해지는지를 정리한다.
판단에는 책임이 따른다
판단은 정보를 정리하는 과정이 아니다. 선택의 이유를 정하고, 결과를 감수하며, 책임을 지는 행위다. AI는 정보를 정리할 수는 있지만, 결과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 지점에서 역할 충돌이 발생한다.
1단계.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뭐가 더 좋아?"라는 질문에는 항상 빠진 것이 있다. 무엇이 기준인가, 무엇을 더 중요하게 보는가, 무엇을 감수할 수 있는가. 이 기준이 없으면 AI는 평균적인 기준을 적용한다. 그 평균은 질문자의 기준이 아닐 수 있다.
2단계. 결과의 영향이 고려되지 않는다
판단에는 항상 영향 범위가 있다. 되돌릴 수 있는가, 비용이 발생하는가, 장기적 변화가 생기는가. AI는 이 영향을 실제로 겪지 않는다. 그래서 판단처럼 보이는 답변도 영향 평가 없이 생성된다.
3단계. 책임의 위치가 흐려진다
판단을 대신해 달라는 질문은 책임의 위치를 모호하게 만든다. "AI가 그렇게 말했으니까", "추천해 줬으니까". 이 표현은 판단의 무게를 분산시킨다. 하지만 결과는 항상 사람에게 돌아온다.
4단계. 비교가 아닌 선택을 요구한다
AI는 비교에는 강하다. 장단점 정리, 조건별 차이 설명, 가능성 나열. 하지만 최종 선택은 정보 문제가 아니라 기준의 문제다. 기준을 말하지 않고 선택만 요구하면 답변은 평균값으로 수렴한다.
사람들이 자주 하는 착각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한다. "AI는 객관적이니까 더 잘 고르겠지." 하지만 AI는 가치를 판단하지 않는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 무엇을 포기할 수 있는지, 무엇을 우선할지. 이 판단은 정보가 아니라 사람의 기준에서 나온다.
판단을 요청할 때 생기는 구조적 한계
판단을 대신해 달라는 질문은 다음 문제를 만든다. 기준이 드러나지 않고, 선택의 이유가 설명되지 않으며, 책임이 분산된다. 이 구조에서는 결정 이후에 후회가 생기기 쉽다.
판단을 요청하는 대신 바꿔야 할 질문
판단을 대신 요청하기보다 다음과 같이 질문을 바꿀 수 있다.
- "각 선택의 장단점을 정리해 달라."
- "이 기준을 적용하면 어떤 차이가 있는가?"
- "위험 요소를 비교해 달라."
이 질문은 판단을 맡기지 않고 판단을 돕는 방식이다.
정리: 판단은 위임할 수 없다
AI는 선택을 대신해 주는 존재가 아니다. 정보를 정리하고, 차이를 설명하며, 가능성을 보여줄 수는 있다. 하지만 결정의 책임은 항상 사람에게 있다. 판단을 대신해 달라는 질문은 편해 보이지만, 결국 판단을 더 어렵게 만든다. AI의 역할은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결정을 준비하는 것이다.